2008년 12월 15일
현실을 인정하는 것과 현실에 무릎꿇는 것의 차이
지금으로부터... 몇년 전 일이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에 있었고 당시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위해 투쟁하던 것에 대해 한 친구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친구는 의대생이었고 따라서 의사들이 어떤 상황에서 일하는지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었겠지요. 그래서였는지 혹은 자신의 지망집단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이 싫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친구가 가진 입장, 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입장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업무를 방해할 정도더라' 는 것이었죠.
당시에 저는 휴학상태의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은 아니었고 또 보람도 큰 일이었지만 일주일에 하루씩은 꼭 밤을 새워 줘야 하고 또 아르바이트로 보자면 많지만 생활기반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보수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저 친구는 저 투쟁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데 그럼 그걸 다 전환하는게 말이나 되냐. 쉽게 뽑혀놓고 나중에 전환해달라고 하는건 너무하는거 아니냐?'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술자리를 같이 하던 나머지 친구들이 동요하더군요. 의사지망생 친구가 처음 해당 화제를 던졌을때보다 더 크게 동요하더군요.
'XX 너 그럴줄 몰랐다' , '야 네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등등.
제가 왜 동의했을까요? 간단합니다.
저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비정규직은 쉽게 잘린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덜 유능한' 분들도 뽑혀서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결국 예산에 맞추기 위해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제학에 충실한 경영자는 이윤추구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영자가 생산향상과 상관없는 비용을 들여서 직원생활수준을 향상시켜주는걸 기대하는 것보다는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는게 더 나을 겁니다. 법과 제도와 누진세를 통해서 적절한 규제와 부의 재분배를 행할 수 있는 것은 국가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국가의 정부를 투표로써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국가를 감시할 수 있습니다. 우리만이 감시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했지만 무릎은 꿇지 않았다는 겁니다.
............................비분강개하시는 분들은 많은데 행동하기에 지쳤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옛 기억을 좀 꺼내봤습니다.
강간당하는데 저항하다가 힘들다고 그냥 누워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상황같지 않습니까?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산에 올라가려면 우선 발로 땅을 디뎌야 하는 법이죠.
저는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에 있었고 당시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위해 투쟁하던 것에 대해 한 친구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친구는 의대생이었고 따라서 의사들이 어떤 상황에서 일하는지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었겠지요. 그래서였는지 혹은 자신의 지망집단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이 싫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친구가 가진 입장, 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입장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업무를 방해할 정도더라' 는 것이었죠.
당시에 저는 휴학상태의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은 아니었고 또 보람도 큰 일이었지만 일주일에 하루씩은 꼭 밤을 새워 줘야 하고 또 아르바이트로 보자면 많지만 생활기반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보수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저 친구는 저 투쟁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데 그럼 그걸 다 전환하는게 말이나 되냐. 쉽게 뽑혀놓고 나중에 전환해달라고 하는건 너무하는거 아니냐?'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술자리를 같이 하던 나머지 친구들이 동요하더군요. 의사지망생 친구가 처음 해당 화제를 던졌을때보다 더 크게 동요하더군요.
'XX 너 그럴줄 몰랐다' , '야 네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등등.
제가 왜 동의했을까요? 간단합니다.
저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비정규직은 쉽게 잘린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덜 유능한' 분들도 뽑혀서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결국 예산에 맞추기 위해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제학에 충실한 경영자는 이윤추구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영자가 생산향상과 상관없는 비용을 들여서 직원생활수준을 향상시켜주는걸 기대하는 것보다는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는게 더 나을 겁니다. 법과 제도와 누진세를 통해서 적절한 규제와 부의 재분배를 행할 수 있는 것은 국가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국가의 정부를 투표로써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국가를 감시할 수 있습니다. 우리만이 감시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했지만 무릎은 꿇지 않았다는 겁니다.
............................비분강개하시는 분들은 많은데 행동하기에 지쳤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옛 기억을 좀 꺼내봤습니다.
강간당하는데 저항하다가 힘들다고 그냥 누워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상황같지 않습니까?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산에 올라가려면 우선 발로 땅을 디뎌야 하는 법이죠.
# by | 2008/12/15 17:34 | In dusk of lif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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